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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성형외과 의사 × 19 호스트바 선수

쨍그랑! 예리한 유리조각이 오른볼 위를 스쳤다. 흰 피부에 난 붉은 흠을 비집고 선혈이 흐르기 시작한 것은 순간의 일이었다. 룸에 앉아 있던 여자 하나가 비명을 지르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웨이터 불러요." "어머 미쳤어. 언니 왜 그래." 일행들이 어쩔 줄을 모르고 발을 동동 굴렀지만 우석에게 온더락 잔을 던진 여사의 얼굴만은 고요했다. 주름진 얼굴의 여...

김우석은 하필 병원에서 자살했다. 정신병원이야 직접적인 죽음과는 거리가 있다지마는 그래도 쉬이 죽을 수 없는 곳임은 마찬가지다. 그날의 당직 직원은 당연하게도 전문 의료 교육을 수료한 자였다. 그는 우석을 발견하자마자 적절한 응급처치에 돌입했다. 우석은 숨이 붙은 채 빠르게 일인실로 옮겨졌다. 상처는 생각보다 깊지 않았다. 칼날이 중요한 혈관까지는 절단하...

새침하고 뻔뻔하게 손수 주먹밥을 만들어 줄 것을 주문한 우석은 승연의 등에 몸을 기댔다. 그의 두 주먹이 잔등에 다붓히 닿는다. 그대로 우석의 체중이 승연의 위에 묵직하게 얹혔다. 승연은 혼란스러운 표정을 유지한 채로 허벅지에 힘을 주어 버텼다. 부딪혔을 때부터 지금에까지 이르는 일련의 사건들이 당황스러워 목이 다 서늘했다. 별생각이 다 들었으나 일선을 차...

남자는 자신을 김우석이라 소개했다. 기이하고 화려한 첫인상과는 대조적으로 평범한 이름이어서 승연은 어쩐지 조금 실망했다. 뭔가 피에르 김, 뭐 이런 이름일 것 같았는데…. 다음 수업은 학관에서부터 걸어서 오 분 정도 걸리는 건물이었다. 켜 놓은 지도 어플을 보며 승연은 부지런히 걸음을 옮겼다. 타닥타닥. 멈칫. 타닥타닥. 멈칫. “…….” 타닥타닥. 승연은...

어렸을 때 승연은 몸이 약해 자주 앓았다. 한창 건강하게 뛰어다닐 때인 사내아이가 병원을 제집처럼 드나들었으나 뚜렷한 병명은 없었다. 그저 체질이 허약해 매사 조심해야 한다는 진단을 들을 뿐이었다. 늦은 나이에 어렵게 얻은 외동아들을 보물처럼 애지중지하던 어머니는 면역력에 좋다는 온갖 영양제며 한약, 각종 민간요법 따위를 섭렵해 아들에게 펼쳤으나 효과는 미...